우리가 연애를 할 때

왜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하는지, 어떻게 마음의 여유를 갖는지를 얘기해볼게.

필력이 부족함에도 내 글이 도움되었다는 펨붕이들의 이야기에 글을 쓸 때마다 더 신중해지게 되네.

이번 글은 왜 썸에서 밀당이 필요한지에 대해 적어보려고 해.

이 글은 짝녀/썸녀 문제로 속앓이하는 남자들을 위해 쓰기 때문에, 본인이 여자거나 연애/결혼생활 중이라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됨. 여자는 조금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네.

물론 이 글은 철저히 내 주관이고 반박시 니 말이 상당부분 맞을 수도 있음.

논쟁을 위한 글이 아님을 명시하고 글을 쓰겠음.

왜 썸에서 밀당이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이야.

우리 남펨붕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의견, 바로 밀당을 극혐한다지.

맞아.

밀당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눈씻고 찾아도 없을꺼야.

난 썸녀가 마음에 들고 썸녀도 날 맘에 들어하는거 같은데 전보다 톡도 줄어들고, 톡을 해도 아리까리한 반응이고.

이 사람이 마음이 식은건가? 아님 흔히 말하는 밀당인가?

아니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거지 뭘 이리재고 저리재고 하나 몰라 그치?

근데 내 의견은 조금 달라.

밀당은 분명히 필요하고, 특히 썸 단계에서는 밀당이 필수라고 생각해.

밀당이 가져다주는 적당한 긴장감은 서로를 돈독하게 해주거든.

오히려 연애 중일때 밀당을 하면 필패라고 생각하고.

연애가 아닌 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연애에서 밀당이 필패인 이유는 글 말미에 적어볼게.

먼저, 썸에서의 밀당은 상대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편이야.

물론 여자에 따라선 밀당이 아주 없는 사람도 분명 있어.

다만 그런 케이스는 흔치 않은 편이지.

밀당이 신뢰와 무슨 상관이냐고?

전 글에서 말했듯 썸 단계에서 여자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천천히 알아가고 싶다고 했잖아.

그 순간에 여자는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편이더라고.

얘가 마음이 꾸준한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변함 없는 애인지, 날 버릴진 않을지 등등 말이야.

물론 우리는 아니라고 자신있게 얘기하지. 썸녀를 얻기 전까진.

그런데 그 썸녀가 여친이 되면 신기하게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올 때가 있어.

그게 지인이든, 여사친이든, 회사 동료든 간에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여자는 썸단계에서 관계에 긴장을 주게 되는거야.

널 애타게 만들어서 자기를 정말 아껴주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고 싶어서 저런 말들을 하더라고.

다행인건 대부분의 밀당은 패턴이 비슷한 편이야.

연락 뜸들이기, 관심없는 척하기, 느닷없이 다른 남자 이야기하기 등등.

만약 썸녀가 이런 시그널을 보낸다면 썸녀의 시험을 귀엽게 받아주고 맞춰가면 돼.

그렇다고 선은 넘지 말고. 여기서 조급해지면 썸이 깨지거나, 연애로 발전해도 니가 을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돼.

단, 연락두절은 썸이 끊겼다고 보는게 좋을거야.

여자도 연락두절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

또 밀당이 필요한 이유는 서운한 일을 미리 겪어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하고 서로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 수 있어서야.

연갤에도 여친과 온갖 이유로 싸웠다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오잖아.

그런데 잘 보면 6개월 전후, 즉 연애가 아직 초기 단계인 커플에게서 이런 일이 가장 많이 발생해.

밀당은 일종의 예방주사라고 보면 좋을거야.

연애를 시작하면 "어 얘가 이런애였어?" 싶은 일들이 정말정말 많이 생기거든.

그때마다 싸우게 되면 서로에게 지치는 일이 다반사가 되고, 연애가 그대로 끝나버리지.

연애 초반은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시기라 갑자기 마음이 돌변할 때가 많아.

물론, 연애초반 싸움을 잘 극복하면 장기연애로 발전할 수 있어.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서로가 받는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데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

그래서 썸탈때 밀당을 하면 연애 초반이 많이 수월해지는 편이야.

마지막으로 밀당이 필요한 이유는 니가 썸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라 그래.

썸녀가 밀당을 걸어왔을 때 애간장이 타지.

그 상황이 오면 억지로 폰 붙잡고 카톡을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하지 말고,

지금까지 온 과정을 차분하게 되짚어봐.

난 정말 이 썸녀를 좋아하는 건지, 혹시 내가 콩깍지 씌인건 아닌지 너도 여유있게 생각해보라는 거지.

무슨 말인지 싶겠지만 놀랍게도 나를 포함한 남자들이 자기와 대화하고 커피 한 잔 했다는 이유로 여자에게 호감을 가지더라고.

그냥 나랑 대화를 해준 여자라 호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거야.

이게 틀렸다는건 아님. 분명 나와 함께해준 여자에겐 호감이 생길 수 밖에 없지. 얘기를 하다보니 얼추 맞는거 같기도 하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직진하는 것에 의심을 하지 않지.

그런데, 또 놀랍게도 이 정도에 그친 썸녀는 썸이 끝나도 금방 잊힘.

사람마다 속도 차이는 있겠지만 내 기준에선 2~3일 정도 지나면 생각도 안나더라고.

그래서 밀당을 하면 이걸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거야.

썸녀가 정말 내가 놓치면 안될 여자인지, 단순히 예쁘거나 말이 잘 통해서 호감이 생긴건지, 특정 부분이 맞지 않으면 어쩌지 등등.

정말 한치의 의심도 없다는 확신을 가져야 연애를 시작해도 우리가 힘든 일이 줄어들어.

나중에 내가 얘를 왜 좋아하고 사랑했지?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는 순간 연애가 고통이 될꺼야.

이것이 썸에서 밀당이 필수인 이유라고 난 생각해.

그럼 번외로, 왜 연애에선 밀당이 필패라고 생각하는지 얘기할게.

썸에서 밀당을 하는 이유를 그대로 적용시켜보면

파트너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고, 파트너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것이고, 니가 파트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모르겠는 거야.

딱 봐도 이상하지? 말이 안되지?

내 생각엔 저런 관계는 연애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냥 남친하자 여친하자 해서 서로 껍데기만 남친 여친이지 아무것도 모르잖아?

물론 사람마다 의견은 다를거야. 그리고 그 의견들이 틀린 의견은 아닐거고.

그런데 연애를 할 땐 서로의 감정, 느낌에 아주 솔직하게 표현하게 돼.

아무리 소심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서운한 것이 있다면 어느 정도는 직접 드러낸다는거야.

연애할 때 밀당을 해버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버려.

오히려 없던 의심이 생겨버리고 신뢰가 깨져버리지.

연애 중 긴장감이 생겨버리면 의심부터 하게 되는걸 연애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동의할꺼야.

이게 내가 연애 중 밀당은 필패라고 생각하는 이유야.

오늘도 여지없이 글이 길어졌네.

생각보다 첫만남부터 어려워하는 펨붕이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

그래서 지금까지는 호감작이 어느정도 이뤄진 펨붕이들을 위함이었다면,

다음 글은 호감작을 잘 못하는 펨붕이들을 위한 글을 써볼게.

오늘도 짝녀/썸녀로 고민하는 펨붕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으면 좋겠고,

새해엔 연갤에 푸념이 아닌 자랑글 올리는 펨붕이가 되어보자!

세줄요약

왜 썸에서 밀당이 필요할까?

1. 썸에서의 밀당은 상대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서.

2. 서운한 일을 미리 겪어 서로의 성격을 파악하고 어떻게 대처하는지 볼 수 있어서.

3. 니가 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라서.